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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서울경제TV] 임광균 교수 인터뷰조회수 226
최해옥 (okayshu)2023.05.02 09:36

싼 게 비지떡…“철도 최저가 입찰제 개선해야”




https://youtu.be/hZk9RIyZ33E



[앵커]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철도부문’일 겁니다. KTX와 SRT 입찰이라는 대규모 이슈가 있었는데요. 관련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성낙윤 산업1부 기자 나와있습니다. 어서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얼마 전 진행됐던 국내 고속철도차량 입찰 사업 얘기 먼저 해볼까요?


[기자]

최근 진행된 대규모 입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현대로템입니다. 지난달 KTX, 이번 달에 있었던 SRT 입찰에서 모두 선정됐기 때문인데요. 이로써 현대로템은 한 달 새 총 1조7,100억원 규모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습니다.


지난 11일에 진행된 1조원 규모 SRT 재입찰 공고에서 현대로템은 중견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우진산전’과 스페인 탈고(TALGO) 컨소시엄을 따돌리며 국내 철도부문 선두주자의 입지를 공고히 했습니다.


특히, 이번 SRT 수주는 차량제작 외에도 유지보수 기술까지 평가에 포함됐던 만큼 국산 고속철도차량 납품·운영 실적이 많은 현대로템이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연달아 진행된 국내 고속철도차량 수주 사업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최저가낙찰제’가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우선 ‘최저가입찰제’는 공사나 물품납품 입찰에 있어 가장 낮은 가격을 써 낸 낙찰자를 선정하는 제도입니다.


국내 철도차량 조달은 기본적으로 ‘2단계 규격·가격 분리 동시 입찰제’가 적용되는데요. 1단계에서는 가격 외의 요소인 제조업체의 기술과 실적, 생산 능력 등을 평가합니다. 하지만 최저 점수만 충족하면 2단계 가격 평가로 넘어갈 수 있는 이른바 ‘Pass or Fail’ 방식이기 때문에 기술 평가의 문턱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2단계에서는 1단계의 기술 점수와 상관없이 ‘제로 베이스’에서 가격 평가만 진행됩니다. 여기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됩니다. 업계에서 해당 2단계를 ‘최저가 입찰제’라고 비꼬아 부르는 이유입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1단계에서 기술력 등을 평가하지만 이 기준은 충족하기가 굉장히 쉬운 상황입니다. 2단계에서는 1단계의 점수가 반영되지 않고, 단순히 가격을 제일 낮게 써서 낸 업체가 최종 입찰을 따내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발주를 하는 시행사 입장에서는 어쨌든 철도차량 구매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닙니까? 예산을 절약할 수 있잖아요.


[기자]

철도차량은 일반 자동차와 달리 ‘생애주기 비용(Life Cycle Cost·LCC)’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체주기가 25년이 넘어갈 만큼 길기 때문입니다. 당장의 구매 비용도 중요하지만, 차량 수명이 다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투입해야 하는 유지보수 비용까지 고려해야 하는 겁니다. 통상 철도차량의 유지보수 비용은 구매비용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행사 입장에서는 값싼 차량보다는 품질이 우수한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예산을 더욱 절약할 수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격’만 중요시되는 입찰제도 아래서는 철도차량 제작사는 저렴하지만 품질이 낮은 해외 부품으로 철도차량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잦은 운행 장애와 사고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싱크] 최진석 전 철도학회장(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철도차량 같은 경우는 한 번 도입되면 20~30년 정도 사용되기 때문에 ”

“매년·매일 정비를 해야 되는데, 그런 유지보수·정기 비용까지도 포함해서 평가를 하게 된다고 하면 소비자나 그걸 이용하는 공사 등에게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입찰 가격만으로 업체를 선정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네요. 철도차량 품질 저하 이외에 다른 단점은 없습니까?


[기자]

물론 더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국가기간산업인 국내 철도차량 산업의 생태계 붕괴입니다.


우리나라의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고속철도차량 연구개발에는 30년 동안 약 2조7,000억원의 비용이 투자됐습니다. 이 기술이 저가 부품으로 무장한 해외 고속철도차량에 밀려서 허무하게 사장된다면 지역 경제와 교통망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국산 고속철도차량 기술을 보호하고 철도차량 산업 발전을 위해 최저가입찰제 대신 종합심사평가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싱크] 임광균 송원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차량 제작사들이 최소한의 수지타산을 맞추려면 (한 량당) 보통 15억원 이상의 입찰이 되어야 어느정도 수익이 보장이 되고…”

“현재는 그 것보다 훨씬 낮은 10억대 초반에서 입찰이 되다 보니까 철도차량에 대한 기술개발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앵커]

그럼 고속철도차량 기술이 있는 다른 나라의 입찰 제도는 어떤가요?


[기자]

네.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철도 선진국들은 종합심사입찰제를 도입해서 업체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가격 30%·기술 70%로, 대만은 가격 20%·기술 80%로 평가하는 등 업체의 차량 제작 및 납품 실적에 방점을 찍은 모습입니다. 또 유럽의 경우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철도차량 제작 규격을 매우 엄격하게 정하는 등 사실상 해외 업체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철도차량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은 현지 생산 규정과 중국산 부품사용 의무화 등 까다로운 진입장벽을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죠.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친환경 트램 등 국가와 지자체에서 철도차량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철도차량 산업의 발전을 위해 입찰제도 뿐만 아니라 자국시장 보호 정책에도 심도 있는 논의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오늘 현대로템의 수주 쾌거부터 국내 고속철도차량 입찰제도의 문제점, 개선 방향까지 성낙윤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nys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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