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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아주경제신문] 임광균 교수 칼럼 기고조회수 217
최해옥 (okayshu)2023.02.07 16:15

[전문가기고] 국민을 위한 철도서비스, 합리적인 경쟁 환경 조성해야


출처: https://www.ajunews.com/view/20230206085245054


임광균 송원대학교 철도운전경영학과 교수



임광균 송원대학교 철도운전경영학과 교수.

정부는 2013년 철도 서비스의 합리적 경쟁을 통한 이용자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제2 철도 운영사인 수서고속철도(SR)를 설립했다. 수서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 운영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외에 다른 철도 운영자가 철도 서비스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본격적인 철도 경쟁 시대가 시작됐다.
 
그러나 SR 설립 이후 코레일과 SR 통합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쟁 체제를 유지하자는 측은 '국민 혜택 증가'를, 통합이 필요하다는 측은 '안전과 운영·유지의 효율성'을 주장하고 있다. 첨예한 두 주장에 대하여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수요자와 운영자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수요자 관점에서 '국민 혜택 증가'를 보자. 서울과 지방을 자주 오가며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은 유사한 서비스 수준에서 틀림없이 더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은 상황에서 오송∼부산 구간이 KTX 4만2200원, SRT 3만7200원으로 SRT가 KTX보다 13.4% 저렴하다. KTX 구매 금액의 5% 마일리지 적립을 고려하더라도 그 혜택은 여전히 7.8%로 크다.

최근 5년 동안 SRT 이용객의 할인 혜택은 연평균 565억원(매출액 기준 KTX 대비 평균 10% 낮은 운임만 적용)으로 많은 이익이 수요자에게 넘어갔다. SRT가 실행하고 있는 그 외 할인제도, KTX의 운임 할인과 5% 마일리지 등을 고려한다면 국민들이 받은 혜택은 이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둘째, 운영자 관점에서 '안전과 운영·유지의 효율성' 측면을 보자. SR 차량정비, 시설 보수 점검 등 철도 유지보수와 안전에 대한 대부분 업무를 코레일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사고 위험성 증가와 불필요한 중복 비용 발생 요인으로 운영 통합 필요성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사고 장애 건수는 100만명당 KTX 1.32건, SR 0.8건으로 SR 운영사가 낮게 나타났다. 중복 비용 또한 철도노조에서 연간 406억원을 주장하지만 SR가 국가에 납부한 선로사용료(국가 시설물에 대한 사용료 개념)를 놓고 본다면 중복 비용보다 이익이 10배 정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SR는 50%, KTX는 34%를 선로사용료로 정부(국가철도공단)에 지급한다. 실제로 SR는 개통 이후 5년간 선로사용료 1조2705억원을 납부해 16% 차이를 감안할 때 4066억원의 이익을 정부에 안긴 셈이다.
 
또 통합 논란과는 별개로 철도 운영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 이후 성숙한 경쟁 체제 환경이 조성되었는지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다. 경쟁이란 품질과 서비스 수준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동일한 진열대에서 제한 없이 선택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선별로 철도 운영자가 다르므로 실질적인 철도 경쟁 체제라 볼 수 없다. 즉 수서역에서 KTX가, 서울역에서 SRT가 함께 공정하게 운행될 때 최소한의 철도 경쟁 체제 여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 같이 동일 선로에서 다수 회사가 운영되는 것과 같다.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단지 운임이 10% 저렴해서 SRT를 선택했다기보다 수서역의 지리적 위치에 따른 선택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즉, 철도 운영자별로 노선별 운행 제한을 두기보다 경쟁 체제에 맞도록 제한된 선로 용량 내에서 다수 운영자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진 상태에서 그 효과를 판단하고 경쟁과 통합을 검토하면 될 것이다.
 
철도시설 관리자인 국가철도공단도 법률에서 정한 철도 건설과 철도시설 유지관리에 대한 책임이 공정한 철도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충분히 이행되고 있는지 짚어 봐야 한다. 코레일이 독점적으로 철도시설을 유지관리하는 현 구조는 당초 철도시설과 철도 운영을 분리하는 상하 분리 취지와도 맞지 않고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도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30일 발생한 평택 통복터널 전차선 단전사고로 SR 운행 차질에 대한 SR 측 입장문을 보면 코레일에 대한 위탁을 탈피해 독자적 운영으로 가는 첫발을 내딛겠다고 했다. SR는 시설물 유지관리 문제, 차량 임차·정비, 예약발매시스템, 콜센터 등 운영에 필요한 많은 부분을 코레일에 위탁해 운영되는 구조다. 사고 대응과 사후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로 인해 SR가 '독자적 운영'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국민이 철도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권리는 개별 기업 혹은 기관의 편중된 의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편리성에 저해되는 요인을 철저히 발굴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개선해 나갈 때 보장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철도 경쟁 체제가 합리적으로 정착될 때 국민과 국가에 더 큰 편익을 돌려주고 철도 서비스 산업은 신뢰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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